대설 大雪 / 할단불명 鶡鴠不鳴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다시 인사드리게 되어 반갑습니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조금 정신없기는 하지만 연말의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편안히 지내고 있습니다. 여전히 부족함이 보이는 소소한 글과 번역이지만, 읽어주시는 분들께 하루의 작은 기분 전환이 되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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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스물네 번의 계절] 오늘의 24절기와 72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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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네 번의 계절"은 24절기, 72후를 다룬 짤막한 글입니다. *24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1년을 24개로 나눈 계절의 구분이며, 72후는 24절기를 다시 5일씩 3개로 세분화해 자연의 미세한 변화를 나타낸 지표입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 사용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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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1일 목요일
24절기: 대설 大雪
12월 7일 ~ 12월 21일경
72후: 할단불명 鶡鴠不鳴
12월 7일 ~ 12월 11일
기온이 뚝 떨어지며 겨울 기운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는 때입니다. ‘할단불명’은 산박쥐가 울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초겨울의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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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꽃: 동백
제철 음식: 방어
오늘 무슨 날: 국제산의날, 유니세프창립기념일, 위장의날(일본), 독립기념일(부르키나파소)
오늘이 생일: 효령대군, 조지 메이슨, 엑토르 베를리오즈, 모리스 르블랑, 이범석,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오쇼 라즈니쉬, 존 케리, 데드풀(마블 코믹스)
오늘이 기일: 김기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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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계절번역 - 눈의 날 나가이 가후 雪の日 永井荷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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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번역"은 계절에 관련된 짧은 글을 가지고 와서 재미로 시험 삼아 그래도 조금 진지하게 번역해 보는 코너입니다. 야나기 무네요시의 전라도 기행은 이번에는 쉬고, 겨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다른 작품의 일부를 번역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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雪の日 永井荷風
雪もよいの寒い日になると、今でも大久保の家の庭に、一羽黒い山鳩の来た日を思出すのである。父は既に世を去って、母とわたくしと二人ぎり広い家にいた頃である。母は霜柱の昼過までも解けない寂しい冬の庭に、折々山鳩がたった一羽どこからともなく飛んで来るのを見ると、あの鳩が来たからまた雪が降るでしょうと言われた。果して雪がふったか、どうであったか、もう能よくは覚えていないが、その後も冬になると折々山鳩の庭に来たことだけは、どういうわけか、永くわたくしの記憶に刻みつけられている。雪もよいの冬の日、暮方ちかくなる時の、つかれて沈みきった寂しい心持。その日その日に忘られて行くわけもない物思わしい心持が、年を経て、またわけもなく追憶の悲しさを呼ぶがためかも知れない。 その後三、四年にしてわたくしは牛込の家を売り、そこ此処ここと市中の借家に移り住んだ後、麻布に来て三十年に近い月日をすごした。無論母をはじめとして、わたくしには親しかった人たちの、今は一人としてこの世に生残っていようはずはない。世の中は知らない人たちの解しがたい議論、聞馴れない言葉、聞馴れない物音ばかりになった。しかしそのむかし牛込の庭に山鳩のさまよって来た時のような、寒い雪もよいの空は、今になっても、毎年冬になれば折々わたくしが寐ている部屋の硝子窓ガラスまどを灰色にくもらせる事がある。 すると、忽たちまちあの鳩はどうしたろう。あの鳩はむかしと同じように、今頃はあの古庭の苔の上を歩いているかも知れない……と月日の隔てを忘れて、その日のことがありありと思返されてくる。鳩が来たから雪がふりましょうと言われた母の声までが、どこからともなく、かすかに聞えてくるような気がしてくる。 回想は現実の身を夢の世界につれて行き、渡ることのできない彼岸を望む時の絶望と悔恨との淵に人の身を投込む……。回想は歓喜と愁歎との両面を持っている謎の女神であろ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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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날 나가이 가후
눈이라도 올 듯한 추운 날이면, 지금도 오쿠보(도쿄 신주쿠구 요초마치)의 집 정원에 검은 산비둘기 한 마리가 찾아온 날의 일이 떠오른다.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나시고, 어머니와 나 단둘이 넓은 집에 살던 무렵이었다. 어머니는 정오가 지나도 서릿발이 녹지 않는 춥고 쓸쓸한 겨울 뜰에 산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 들어오는 것을 보고, “비둘기가 왔으니 다시 눈이 내리겠지요.”라고 말씀하셨다. 실제로 눈이 왔는지 어땠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 후 겨울에 비둘기가 때때로 우리 집 뜰로 찾아왔었다는 사실만큼은 이상하게도 오래도록 기억하고 있다.
눈이 쏟아질 것만 같은 겨울날, 해 질 무렵의 지치고 물속 깊이 가라앉은 듯한 쓸쓸한 마음. 하루하루 지나도 잊히지 않고 마음 한켠에 머물던 어지러운 생각들. 그런 것들이 세월이 지나 다시금 이유도 없이 옛 슬픈 추억을 불러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뒤 3~4년이 지나 나는 우시고메의 집을 팔고 여기저기 시내의 셋집으로 옮겨 살다가, 아자부에 와서는 거의 30년에 가까이 살았다. 물론 어머니를 비롯해 나와 가까웠던 사람들은 지금 이 세상에 한 사람도 남아 있지 않다. 세상은 모르는 사람들의 이해하기 어려운 논의, 익숙지 않은 단어, 익숙지 않은 소음만 가득하다.
그러나 그 옛날 우시고메의 뜰에 산비둘기가 헤매이다 날아들었던 그때처럼, 겨울이 되면 가끔 눈 올 듯한 차가운 하늘이 나타나 내 침실 창유리를 잿빛으로 흐리게 만든다. 그러면 문득 그 비둘기는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지금도 예전처럼 그 뜰의 이끼 위를 거닐고 있을지도 모른다…… 세월이 흘렀다는 것도 잊은 채 그날의 일이 눈앞에 다시 생생히 떠오른다. “비둘기가 왔으니 눈이 오겠지요.” 하고 말씀하시던 어머니의 목소리마저도 희미하게 들려오는 듯하다.
기억은 현실에 있는 나를 꿈속으로 끌어당기고, 건널 수 없는 저편을 바라보게 하며 절망과 아쉬움이 뒤섞인 깊은 곳으로 밀어 넣는다…… 회상은 어쩌면 환희와 비탄을 함께 품은, 수수께끼 같은 여신일 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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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The Pacific Letter Club - 태평양을 오고가는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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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cific Letter Club"은 평생 다 쓸 수 없을 만큼의 편지지와 엽서를 가졌다고 자부하는 tokki 작가와 JOJO 사이에 오간 편지와 엽서를 다룹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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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지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편지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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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계절 편지>를 쉬는 동안 이동, 행사 준비 등 이것저것 했어요. 덕분에 잘 보내다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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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괴테와 모든 것을 말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읽고 있는데, 배경이 겨울이다 보니 겨울 글을 번역하고 싶어져서(또...) 야나기 무네요시의 전라도 기행은 잠시 쉬고, 나가이 가후의 글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어떻게 읽으셨나요? 재미있으셨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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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가후는 띄엄띄엄 일기와 수기를 조금 읽은 게 전부인 작가지만, 어째서인지 계속 마음이 가고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작가입니다 (좋아한다고 말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요...). 필명 ‘하풍(일본어 발음으로가후)’ (당나라 시인 맹호연의 시 “하풍송향기(荷風送香氣)”에 나오는, 연꽃잎 위를 스치는 바람)이나 창자가 끊어지는 슬픔을 뜻하는 말 ‘단장’도 특별하게 느껴졌고, 무엇보다 마음을 빼앗긴 것은 그의 생의 마지막 식사가 단골 가게에서 배달시킨 돈카츠 덮밥이었다는 점입니다(게다가 사인은 위출혈이라고 합니다). 아픈 사람이 먹기에는 기름지고 부담스러울 텐데, 그것을 끝내 먹은 것을 보면 삶에 대한 애착이 느껴져요. 그러고 보니 사카모토 류이치도 투병 중 카츠동이 먹고 싶다고 적은 적이 있어 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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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배경 소설 이야기를 떠올리면 또 어떤 작품이 있을까요... 우선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가 생각나고, 갑자기 흑빵을 씹으며 보드카를 마셔야 할 것만 같기도 하고… 미국으로 돌아가서는 슬리퍼 한 짝으로 피아노 한 대를 맞바꿔 먹어야 할 것 같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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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직후, 도쿄 키치죠지의 카페 시포 (‘네 걸음’이라는 뜻이에요)에서 트루먼 카포티의 크리스마스의 추억(아마 무라카미 하루키 번역)을 읽었습니다. 아주 짧고 슬픈 이야기인데, 큰 골격만 남고 세세한 내용은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슬픔을 억지로 다루지 않고 슬픔대로 두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도깨비사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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