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백로강 / 하야시 후미코 - 맛없는 음식에 대한 원한!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얼마 전에 도쿄에 다녀왔습니다. 다른 나라보다 거리가 가까운 만큼 오래 살았던 만큼 아무렇지도 않을까 했는데 왠지 모르게 서먹함이 느껴져 의아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계속 같이 데리고 산(?) 나 자신도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도시나 시대나 타인은 당연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계속 같은 곳에서 살고 계신 구독자님은 여기 계실까요? 여행에서 돌아오면 어떤 기분이 드시는지, 지금 제가 느끼는 서먹함과 새삼스러움 같은 기분을 느끼신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들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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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스물네 번의 계절] , 입추와 백로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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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네 번의 계절"은 24절기, 72후를 다룬 짤막한 글입니다. *24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1년을 24개로 나눈 계절의 구분이며, 72후는 24절기를 다시 5일씩 3개로 세분화해 자연의 미세한 변화를 나타낸 지표입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 사용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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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4일 목요일
24절기: 입추(立秋)
8월 7일~ 8월 21일경
72후: 백로강(白露降)
8월 11일~ 8월 17일경
오늘 8월 14일은
24절기의 '입추',
72후로는 '백로강' 입니다.
한자 뜻을 풀이하면
'가을이 시작'되는 절기로,
'흰 이슬이 내린다'라는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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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꽃 : 해바라기, 메리골드
제철 음식 : 청사과, 청귤
오늘무슨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축일, 세계 도마뱀의 날, 택배 없는 날, 한산도 대첩, 해왕성의 위성인 할리메데와 사오 발견.
오늘이생일: 빔 벤더스, 세라 브라이트먼, 유재석, 페이 발렌타인 (카우보이 비밥)
오늘이기일: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도쿠가와 이에사다, 엔초 페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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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계절 식탁] 도쿄 - 동네 라멘집, 체인점의 타르트와 홍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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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식탁"은 계절에 맞춰 예전에 사 먹은 음식, 해먹은 음식, 해먹을 음식 등을 다룹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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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맛집이라던가 인스타그램 맛집이라던가 끝내주게 맛이 있다던가 그런 류의 가게와 메뉴는 아니지만 한없이 그리워지는 것들이 있다. 예전에 살던 A역 근처의 동네(일본식)중국집의 라멘과 터미널 역에는 하나씩 있는 디저트 카페 체인의 타르트와 홍차다.
특별한 육수나 호화로운 고명 따위는 없는 말 그대도 그림에 그린 것 같은 일본 동네중국집 라멘. 화룡점정은 회오리가 그려진 어묵 '나루토마키'로 어릴 적 비디오(!)로 본 『란마1/2』에서 "자고로 라멘이라면 나루토마키가 올려져 있어야하는 법!" 같은 대사가 나왔던 것 같다. 진실 여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굳세게 그리 믿고 있고 이런 정통(?)라멘은 찾기 어려워지다 보니 더더욱 먹고싶어진다. 검색해 보고 가게를 다시 찾을 수도 있겠지만 폐점이라는 글씨가 화면에 뜨면 더할 나위 없이 쓸쓸해질 것 같아 그만뒀다.
타르트와 홍차가 메인인 그 디저트 체인은 자리도 넓고 메뉴도 다양하고 비교적 가성비도 좋아 갈 곳 없을 때 찾던 곳이다. 이제는 굳이 굳이 찾아가지 않지만 그래도 때때로 가고 싶어진다. N과 찾던 곳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먼 곳에 있어 일 년에 한 번 보기도 어려운 이와 시간을 보낸 장소와 나눈 음식은 각별하게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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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오늘의 여행] 치바 마쿠하리 멧세 - 처음이자 마지막 록 페스티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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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여행"에서는 발행일(±7)마다 필자 조조가 같은 날짜의 과거에 경험했던 여행 사진과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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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모처 집 > JR로 이동 > JR카이힌 마쿠하리역 > 밤샘 > 다음날 첫 차로 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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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본 록 페스티벌. 잘 모르는 밴드의 티셔츠(지금 찾아보니 Stereophonics라 한다)를 입고 밤늦게 JR열차를 타고 도쿄에서 치바까지 갔다. 하룻밤을 꼬박 음악을 듣고 놀다 다음 날 첫 차로 돌아왔고, 도쿄의 여름다운 끈적함과 습도에 지칠 대로 지쳤었다. Franz Ferdin-and, Thom Yorke는 실제로 들을 수 있어 좋았지만 엄청난 팬도 아니었고 이제는 같은 기회가 있어도 라이브를 보러 가는 일은 없을 듯 하다. 음...몇 년 전 후지록처럼 Alanis Morissette이 온다면...가고 싶긴 하겠지만 서도... 황정자의 <노랫가락 차차차>의 가사처럼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고 죽으면 못 노나니..."가 떠오른다. 아냐, 죽는 건 그렇다쳐, 늙어도 건강하면 잘 놀 수 있다. 잘 놀아야 할텐데. 잘 논다는 게 뭘까. 또 꼭 놀아야 하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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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계절 번역] 『아침밥』 하야시 후미코 「朝御飯」 林芙美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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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번역"은 계절에 관련된 짧은 글을 가지고 와서 재미로 시험 삼아 번역해 보는 코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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このあいだ高見順さんの「霙降る背景」と云う小説を読んでいたら、郊外の待合まちあいで朝御飯を食べるところが描写してあった。なかなか達者な筆つきで、如何いかにも安待合の朝御飯がよく出ていたが、女主人公が、御飯と茶の味でその家の料理のうまいまずいがわかると云うところ、私もこれには同感だった。
私は方々ほうぼう旅をするので、旅の宿屋でたべる朝飯は、数かぎりもなく色々な思い出がある。まず悪口から云えば、いまでもはっきり思い出すのに、赤倉温泉に行って、香嶽楼と云う宿屋へ泊った時のことだ。ここは出迎えの自動車もあって、一流の宿屋だときいたのだけれど、朝飯にふかし飯(めし)を出されて、吃驚(びっくり)してしまった。ちょうど五月頃の客のない時で御飯もいちいち炊たけないのかも知れないけれど、二、三日泊っている間に、私は二、三度ふかし飯を食べさせられて女中さんに談判したことがある。どう云うせいなのか、これは三、四年前のことだのに、この無念さはいまだに思い出すのだから、食いものの恨みと云うものも、なかなか根強いものだと思う。――朝飯にかぎらず、食事のまずいのは東北。しかも樺太(からふと)あたりに行くと、朝からなまぐさい料理を出される。
朝飯がうまかった思い出は、静岡の辻梅と云う旅館に泊った時だ。ここでは何よりもまず茶のうまいのが愉(たの)しい。京都の縄手(なわて)にある西竹と云う家も朝御飯がふっくり炊けていてうまかった。それから、もっとうまいのに、船の御飯がある。船に乗る度たびにおもうのだけれど、大連(だいれん)航路の朝の御飯はつくづくうまいと感心している。船旅では朝のトーストもなかなかうまいものだ。
얼마 전에 타카미 준씨의 『진눈깨비가 내리는 풍경』이라는 소설을 읽고 있자니 교외의 한 대기실에서 아침 식사하는 장면이 나왔다. 꽤 근사한 문체로 싸구려 대기실의 아침밥에 대해 잘 묘사해냈는데 그 중에서도 여자 주인공의 밥과 차의 맛으로 그 집 음식이 괜찮은지 맛이 없는지 알수 있다는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이건 나도 동의한다.
나는 이곳저곳 여행을 하다 보니 숙소의 아침밥에 대해서는 할 이야기가 셀 수도 없이 많다. 우선 욕부터 하자면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는데 아카쿠라온천(일본 니가타현의 온천마을)의 코가쿠로(한국 한자발음으로는 향악루)라는 숙소에 묵었을 때였다. 차로 마중 나와주는 서비스가 있기도 했고 일류급 숙소라 하고 싶지만 '후카시메시' (찐 밥 — 지어놓은 밥을 다시 찜기나 솥에서 김으로 데워 낸 것.)가 아침밥으로 나왔을 때는 너무나도 놀랐다. 딱 5월쯤에 한가한 시기라 매번 밥을 짓는 게 어려울지는 몰라도 2, 3일 묵는 동안 계속 찐 밥이 나와 숙소 여직원과 담판을 벌이기까지 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3, 4년 전 일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때의 그 분노가 다시 되살아 날 정도이니, 먹는 것에 대한 원한은 꽤 질기고 무서운 거라 할 수 있겠다. 아, 그러고 보니 아침밥뿐만 아니라 식사가 다 맛없는 곳은 동북지역이다. 게다가 카라후토(사할린의 옛 지명) 근방에 가면, 아침부터 생선 비린내가 나는 요리가 나온다.
아침밥이 맛있던 기억은 시즈오카현의 츠지메라는 여관에 묵었을 때다. 이곳은 무엇보다 차가 맛있어서 좋았다. 쿄토의 나와테 근처에 있는 니시타케라는 집도 아침밥이 포슬포슬하게 잘 지어 맛있었다. 그것보다 더 맛있는 건 선상 여행의 식사다. 배를 탈 때마다 느끼지만 (중국의) 다롄 항로의 아침 식사는 정말이지 감탄이 나올 정도로 맛있다. 선박 여행의 아침 토스트는 참 맛있기도 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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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편지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편지에서는...
- 8월 14일에 관해 쓰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잘 정리가 되지 않아 이번에는 쓰지 않고 다음 기회에 써보려 합니다. 그러고 보니 "덮어놓는다"라는 말이 비겁하게 도망치고 우선 모른척한다는 것을 의미할 때도 있지만 때를 기다리거나 숙성시킨다라는 의미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책도 영화도 그런 면이 있지 않을까요. 사람도 그럴까요? (갑자기 아재들의 와인운운 이야기가 떠오르는 것 같기도 하지만...으으으...) 나중에 내가 더 성숙해지면 더 좋을 것들이 있을까요?
- [여행 마그넷 편력기]는 쉬어갑니다.
- 날이 너무 시원해져서 놀랍고 어리둥절하지만 기쁩니다! 만세...! 그래도 온도 차이인지 컨디션이 좀 저조하네요. 계속 자고만 싶습니다. 흑흑.
- 저번 회에는 처음으로 독자님에게 답장을 받았습니다. 만세! 섬세하고 예쁜 문장의 피드백이었어요. 이런 분이 계셔주시다니 복도 많지 싶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 계절 번역에 쓰인 사진의 출처는 Photo AC입니다.
- 이번 계절 번역도 파란만장했습니다. 대놓고 어디 숙소는 어디 지역은 밥 맛없다고 욕하는 하야시 후미코...옛글이나 영상을 다루는 콘텐츠에서 시대착오적인 단어나 이야기가 나온다는 주의 문구를 볼 때면 별 감흥이 없었는데 독자나 시청자가 아닌 상태로 마주하니 정말 당혹스럽기 그지없네요. 그런 대담함이 유쾌하고 시원하게 비춰질 때도 많겠지만...하여튼 오랜만에 크게 소리내 웃었습니다.
- 하야시 후미코가 맛있다고 칭찬한 숙소가 혹시 쿄토 여행가이드북에 등장하는 아침밥 집일까 해서 기대하며 검색했는데...아니였고요...나와테 도오리라는 길은 있는 듯하지만 니시타케라는 음식점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시즈오카의 여관도 현재는 없는 듯하고, 다짜고짜 불평한 니가타의 여관은 젊은 여자 사장님이 열심히 운영 중이신 모양입니다.
- (계속 하야시 후미코 이야기네요...진짜 좋아하나...) 이번에 알아보게 된 타카미 준. 낯이 익은 듯 안 익은 듯 한게 왜인가 싶었는데, 첫 번째는 아마도 『패전일기』를 서점에서 보고 몇 번 들춰봤던 것 같고 두 번째는 카나가와현 카마쿠라시와 인연이 있는 사람이라 리플렛과 간판등에서 접했던 것 같아요. 친척 중에 나가이 가후와 노무라 만사이가 있네요. 작품의 재미와 상관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좀 궁금해졌습니다. 읽어봐야겠어요.
- 선물 받은 스타벅스 설탕 과자. (별 모으기가 목적이었던 듯합니다) 틴케이스에 들어있던 걸 다 먹고 버리려 물을 넣고 헹구는데 반디불이의 묘의 사쿠마드롭스가 생각났어요. 그래서 입을 데고 마셔봤습니다. 타카하타 감독의 코베 강연에서 말한 것처럼 당연히 맛이 없었습니다. 그냥 그런 거죠.
- 다음 편은 여섯 번째 여름 편지로 여름 편 마지막입니다. 뉴스레터, 재밌고 어렵고 모르겠고 더 해보고 싶고 그러네요. 같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 목요일에 만나요.
도깨비사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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