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잘 지내셨어요? 저는 잘 지냅니다. 뉴스레터 휴식 기간 후에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어 참으로 기쁩니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시원해지니 슬슬 뉴스레터 가을 편으로 만나뵈어야 하는데 라는 생각에 아침부터 곧장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이번 가을 편도 여름 편과 같이 24절기 등 계절의 변화와 풍습을 다룰 예정으로 매주 목요일 아침에 찾아뵙겠습니다. 9월에 접어드니 시간의 흐름이 더욱더 빠르게 느껴집니다. 바쁜 해의 끝 석 달이 되겠지만 가을과 겨울 하루하루의 모습을 충분히 누리시며 지내시길 바랍니다.
01. [스물네 번의 계절] 백로와 홍안래
"스물네 번의 계절"은 24절기, 72후를 다룬 짤막한 글입니다. *24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1년을 24개로 나눈 계절의 구분이며, 72후는 24절기를 다시 5일씩 3개로 세분화해 자연의 미세한 변화를 나타낸 지표입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 사용합니다.
2025년 9월 11일 목요일
24절기: 백로(白露)
9월 7일~9월 22일경
72후: 홍안래(鴻雁來)
9월 8일~9월 12일경
오늘 9월 11일은
24절기의 '백로',
72후로는 '홍안래' 입니다.
한자 뜻을 풀이하면
'흰 이슬이 내린다'는 절기로,
'기러기가 찾아오기 시작한다'라는 말입니다.
제철 꽃 : 달리아
제철 음식 : 고구마
오늘무슨날: 국가 봉사와 추모의 날(미국), 에티오피아력 새해, 카탈루냐 국경일, 교사의 날 (아르헨티나)
오늘이생일: 미나모토 요리이에, 오 헨리, 테오도어 아도르노, 브라이언 드 팔마, 구준엽, 구본승, 김민경
오늘이기일: 베아트리체 첸치, 니키타 흐루쇼프, 살바도르 아옌데, 알베르토 후지모리
어떤 해는 이때쯤이 추석이기도 해서 귀성길에 들려서 먹는 휴게소 음식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지금은 유행하는 먹거리도 많고 유명한 향토 음식도 많지만, 당시는 기껏해야 가락국수, 호두과자 정도였지 않았나 싶네요. 그중에서도 인상 깊게 남아있는 음식은 휴게소 어묵으로 바로 따듯하게 먹을 수 있게 포장 그대로 따듯한 물에 넣어두었던 듯해요. 작고 하얀 플라스틱 포크로 뚜껑에 구멍을 낸 다음 뜯어내어서 먹었는데 어묵과 곤약이 조금 들어있는 정도였는데도 어린 마음에는 참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휴게소 내의 자리도 협소했던 모양인지 본네트*를 식탁인 마냥 올려놓고 먹는 사진이 남아있네요. <벼랑 위의 뽀뇨>에서 뽀뇨와 소스케가 치킨라멘을 먹는 장면도 그렇고 어린이만이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음식을 접할 때의 놀라움과 감동을 머릿속으로 그리다 보니 어느새인가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아 좋겠다. 아 맛있겠다.
02. [오늘의 여행] 일본 치바현의 바닷가마을 - 같이 바다를 바라보는 일
"오늘의 여행"에서는 발행일(±7)마다 필자 조조가 같은 날짜의 과거에 경험했던 여행 사진과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도쿄 모처 집 > 나리타공항 > 치바를 가로지르는 열차 2-3번 갈아탐 > JR 다테야마 > 숙소
조금 이상하긴 했다. 잠시 한국에 들어온 N이 일본에도 오고 예정된 입원 수술의 보호자가 되어주기로 했다. 더 이상한 건 수술 전에 같이 바닷가 온천마을에 가기로 한 것이다. 수술 전에 온천 여행이라니. N은 사양했지만, 오랜 해외생활에 지쳐있기도 하겠고 워낙 온천을 좋아하는 N을 즐겁게 해주고 싶었다. 무엇보다 아주 심각한 병은 아니었지만 계속 지속된 통증과 증상에 불안도 피로도 쌓여있던 터라 나 스스로 어디론가 잠시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치바는 도쿄 근교라지만 땅덩어리도 크고 이동도 힘들었다. 분명 나리타공항도 같은 치바현에 자리하고 있어 괜찮겠지 싶었는데 하나도 괜찮지 않았다. 열차를 몇 번이나 갈아타야 했고 비행기 타고 와서 피곤할 N한테 미안했다. 그래도 천천히 좌우로 흔들리는 열차에서 오랜만에 이야기도 나누고 (당시 왠지 인기이던) 계란 샌드위치도 나눠 먹고 차창 너머의 태평양도 바라보다 보니 긴장이 저절로 풀리고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숙소의 풍광도 아름다웠는데 같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자니 앞으로의 걱정과 불안이 다 부질없이 느껴졌다. 같이 있는 매분 매초가 훨씬 더 중요했다.
'오늘의 여행' 코너를 쓰다 보면 사진 속 과거 여행지와 당시 상황은 끝이 동그랗게 마모되고 적당히 뿌옇게 예뻐진 모습인데 그저 그걸 반수하는 의미 없는 행동이 아닌가 싶어진다. 하지만 어딘가 아프고 불안해서 도망가다가 회복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오늘 아침도 일어나자마자 모든 것이 버겁게 느껴졌는데 과거의 오늘 사진을 보고 과거를 떠올리니 자연스레 주어진 오늘에 감사하게 된다. 글을 다 쓰면 아침 차를 끓여야겠다. 가족과 나누어 마셔야겠다.
05. The Pacific Letter Club - 태평양을 오고가는 편지
"The Pacific Letter Club"은 평생 다 쓸 수 없을 만큼의 편지지와 엽서를 가졌다고 자부하는 tokki 작가와 JOJO 사이에 오간 편지와 엽서를 다룹니다.
06. 마무리
가을 첫 번째 편지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편지에서는...
이번 편에서는 다른 코너들은 쉬어갑니다.
본네트* - 보닛이라 하는 모양인데 왠지 옛날 분위기도 나고 좋아서 그냥 발음대로 적었어요! (옛날 사람 티 낸다...)
[계절 번역]을 어떻게 할지 계속 고민 중입니다. 어렵고 재밌고 의미 없는 것 같기도하고 그냥 계속하고 싶기도 하고 하는 김에 잘하고 싶고 묶여있으면 뭐 하나 싶나 싶기도 하고 계속 마음이 왔다갔다 합니다.
[계절 번역]을 위해 여러 가지 조사하다가 '오카모토 카노코'와 '오카모토 잇페이'를 알게 되었어요. ('오카모토 타로'를 평전을 읽을 만큼 흥미를 갖고 좋아했다면 이미 알고 있었겠지만...) 여러모로 신기하고 재밌는 이야기가 많아 보이는 부부지만, 무엇보다 잇페이가 쓴 『조선만화행 (朝鮮漫画行) 』 이라는 책이 궁금해졌어요.
매번 엎치락뒤치락하는 뉴스레터지만 구독해 주셔서 감사해요. 조금이라도 즐겁게 해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희망...)
그럼 또 만나요.
도깨비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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